Wednesday, March 30, 2005

조퇴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지각/결석/조퇴 해본 적이 없고,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아파서 쉬어본적은 없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아파서 결근/지각/조퇴 해본적이 없다.

지난 주말, 나를 뺀 방생원 두명이 함께 감기에 걸렸다.

내심 걱정은 했으나 별일 있겠냐는 안일함에 그냥 넘겼는데, 한놈이 자는 동안 내내 옆에서 기침을 하는 통에 아마도 감기가 옮았나 보다.

지난 겨울 감기 한번 안걸리고 건강하게 잘 보냈는데, 3월이 다 끝나가는 이때에 때아닌 감기로 아주 죽을 맛이다.

며칠전에 사장님도 감기가 걸리셨었다.

아마도 사장님은 내가 사장님한테 감기 옮은줄 알고 계신듯 하다. 그래서 내게 자꾸 병원 가라고 하고 약먹으라고 하신다.

대학교 1학년때 장염으로 병원가보고 병원 가본 기억이 없다. 더군다나 감기로 병원을 가본적도 없고, 약을 먹지도 않았다.

근데, 이 묘한 상황에서 내가 또 고집을 부리면 사장님 마음이 안좋으실거 같다.

점심을 먹고 병원을 다녀왔다. 주사 맞을 줄 알았는데, 주사는 안 맞고 약만 지어왔다.

근데 이상하게도 약을 먹고 더 아프다. -,.-;;... 옆에 있는 쇼파에 누워서 잠시 눈을 붙였다. 한 한시간 가량을 자다 문득 깨서 기침을 하는데 이때 딱 사장님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상황이 절묘한 지라 사장님은 또 걱정하시고 그냥 들어가라고 하신다.

적당히 얘기해서는 안 들어갈거 같으니까 막 화를 내시면서 들어가라고 하신다.

그래서 난 처음으로 조퇴를 해보았다.

방에 와서 누워 자고 또 자고.. 뭉개다 보니 슬슬 감기가 달아나는거 같기도 한데...

다시 또 감기의 원흉들이 들어오고 같이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감기는 또 다시 내게 충만히 찾아와있다.

나쁜 놈들... -,.-;;.. 이놈들이 빨리 나야 내가 나을거 같다.

병원에서 일부러 약 많이 타와서 먹으라고 나누어 주었는데, 밥 과 약 잘 챙겨 먹고 감기가 빨리 떨어졌음 좋겠다.

그래야 이번주말에 신나게 바다에 놀러갈 수 있을텐데 말이다!

Sunday, March 27, 2005

KimLab WorkShop 05/03/26 ~ 27



회사에서 WorkShop을 다녀왔다. 난 개인적으로 Workshop이 처음이다. 그간 다니던 회사에서 Workshop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가지 않았다.

그다지 친분을 두고 있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매일 보는데 주말까지 또 같이 놀고 싶지 않았고 귀찮았다.

양평에 있는 "시인의 마을" 이란 팬션으로 다녀왔다. 팬션 역시 처음 가보았는데 여관, 호텔 등보다 더 좋은거 같다.

도착해서 근처 밥집에서 밥을 먹고 운동을 했다.

발야구, 족구, 축구 등을 했는데 이 사람들 얼핏 보기엔 운동못하게 보였는데, 실제 같이 해보니 다들 하나씩은 잘 하더라. 운동하면서 내내 뛰어다녔더니 지금은 다리가 너무 땡겨서 힘이 든다. -,.-;;...

저녁엔 팬션옆에 있는 공터에서 숯불에 삽겹살을 구워먹었다.

이것 역시 처음이다.

숯불에 삽겹살을 구워먹는것이 이리도 예술인지 몰랐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상당한 양을 먹은 듯 하다. ㅋ

조금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술기운과 숯불 그리고 모닥불 덕분에 밖에 있기엔 괜찮았다. 다들 배를 채우고 자연스레 술판으로 넘어갔다.

웃고 노래하며 떠드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뭔 얘기일까 싶을 정도로 진지해 보이는 곳도 있고 가까이 가기도 민망할 정도로 썰렁한 곳도 있었다.

나는 술판이 중간 즈음이 됐을 때 부사장님과 팬션 아주머니와 팀원 두명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이 아주머니의 말씀이 너무 재미있었다.

패션이름이 "시인의 마을" 인것은 실제로 남편분이 시인이시고 대학교 교수까지 하시다가 시골로 들어와 지금은 그저 시만 쓰신다는 거였다.

남편분이 그래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느나 이 아주머니의 오랜 경험과 연륜에 뭍어나는 철학이 상당히 깊이 있어 보였다. 뭔가 논리를 앞세우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그 느긋한 어법과 독특한 웃음소리, 그리고 너스레 넘기는 몇마디 말에서 참 대단한 분이시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술을 싫어한다. 때문에 술자리에 즐겨 가지 않으며 그 만큼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도 부족해 진다.

하지만, 난 이것에 대해 지금까지 고쳐야 겠다고 생각치 않았다. 이것 또한 나의 취향이며 나의 모습이라고, 어쩌면 합리화 했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며 대화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술기운을 빌리는건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등등의 아집스러운 변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난 역시 한잔도 마시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취기가 오르고 여러가지 말들을 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 얘기한다. 보통은 술자리를 피해 어디론가 갔겠지만, 이 시골 구석에서 딱히 도망갈 곳은 없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오해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부분 나는 모르고 있었다. 나는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음에도 어쩌면 그것 역시 나만의 착각이었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사람들과 이런 자리는 내게 많은 걸 느끼게 하였다. 일상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들에 대해 난 접할 기회가 분명 없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미안했다. 그리도 할 말이 많은지 몰랐다. 그리고 오해 또한 다분하다는걸 전혀 몰랐다. 그저 난 눈치가 없으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또 역시 부끄러웠다.

술을 못 마시더라도 술 자리에 가는것... 내게 있어서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다시 한번 재고해 볼 필요는 분명한듯 하다.

그리고 막판은 역시나 놀음이어야 하는건가? 나는 이런걸 못한다. 포카는 어떻게 치는지 알지도 못하고 할 줄 아는것은 고스톱밖에는 없으니 이것 역시 난 치면 잃는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비록 2,000 밖에 따지 못하였으나 놀음판에서 내가 따본 것은 아마 처음이지 않나 싶다.

이왕이면 부사장님과, 임이사님께 이긴 바둑에도 내기를 걸걸 그랬나보다.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게 여러 코골이들 사이에서 피곤하게 잠이 들었다.

둘째날엔 양수리에 가서 냉면과 장어를 먹었다.

근데 내가 장어를 먹어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장어... 그 맛이 아주 작품이다. 아마도 내가 쉬지 않고 반은 먹은듯 하다 -,.-;;...

그리고 냇가로 가서 물놀이 하고 사진찍고 놀았는데, 내내 춥다가 오늘에서야 기다린 듯이 날이 따듯해 져서 너무 즐거웠다.

돌아오는길, 졸립고 피곤했지만,

너무 좋은 날씨, 햇?, 바람 덕분에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고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이틀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너무 즐거웠다.

이 사람들이 더 좋아졌고, 앞으로 한명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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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09, 2005

2005년 3월 5,6일 문예분과 모꼬지




5,6일 토,일요일에 걸쳐 1박 2일 문예분과 모꼬지를 다녀왔다.

나는 회사일로 늦게 갔으나, 다행히 장소가 수원 원천유원지였기에 10분만에 달려갈 수 있었다.

참석률 100%... 모두 9명... 그러나, 왠지 조촐해 보였다.

아마도 이전의 모꼬지가 잔상으로 남는듯 하다.

늦게 간덕에 은주의 죽여주는 닭도리탕은 후에 맛만 보았고 무료 놀이기구는 타지 못했으며 바로 창작으로 들아갔기는 하지만, 귀찮고 머리 아픔에 웃선배 그림자로 들어가 옆에서 관람하며 잠을 청하기도 했다.

근데 좀 지나니, 좀 미안하더라... 힘들고 귀찮아도 좀 같이 할걸...

그리고 바로 뒷풀이.. 창작에 너무 오랜시간을 뺏겼기에 그렇게 됐다.

역시나... 술못하는 우리3남매는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바로 자게 되었다.

여기서 또 허전하다. 술자리에서 먼저 자기와 같은 형태의 모습을 아주 격력히 반대하시는 현미누님의 꾸지람이 없다. 왠지 허하며 아쉽고 시원 섭섭한것이 잘 모르겠다.

그렇게 모꼬지를 끝내고 최초계획은 나의 오피스텔로 와서 점심을 먹는것이라 하였으나 무산되었다.

오면 맛나는거라도 대접하려 했는데, ㅋ 잘됐지.. 으흐흐

사실, 한것도 없지만 피곤하다.

그리고,

조금 이상하다. 왠지 모꼬지 기분이 나질 않았다. 분위기는 좋았으나, 아무래도 진행과정에서의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적절치 못한 시간 조율, 미처 하지 못한 회의 나 얘기들... 그리고 짧은 시간...

아쉬었다. 그 순간에는 그저 피곤하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이 들었으나 후에 이리 생각 다시 될줄은 몰랐다.

갑형님께서 분과장님 하시고 첫 모꼬지 였는데, 왠지 죄송스럽다...

Friday, March 04, 2005

운동 시작!

헬스장을 등록했다.

오피스텔 바로 앞에 있는 "트레보"라는 헬스장인데 비싼거만 빼고는 시설도 좋고 공간도 넓고 훌륭하다.

회사 사람 한명은 수영 등록하러 나는 헬스 등록하러 갔는데, 우연찮게 회사 처자 4명이 먼저와서 역시 오늘 처음으로 등록을 하고 있었다.

비싸지만, 이제는 나의 무뎌진 몸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기에 큰 맘먹고 등록을 했다.

앞서 간 회사 처자 4명에게는 트레이너가 붙어서 체지방 검사도 해주고, 설명도 친절히 해주고 따라다니면서 기구 설명도 해주고 프로그램도 만들어 준다.

근데, 내게는 그런게 없다 -,.-;;...

치사하고 재수없고 유치왕뽕이다. 나도 똑같은 돈 내고 와서 하는건데.. 남자는 완전 찬밥이다.

나는 거의 억지로 트레이너를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 및 프로그램을 부탁했다. 하지만, 역시나 불친절하다

1. 런닝머신 같이 생긴 산타기 기구 27분 x 2회
2. 윗몸일으키기 - 더 이상 할 수 없을때 까지 3회
3. 러닝머신 5km/h 에서 7km/h 까지 5분에 0.5km/h 씩 단계적으로

이것이 나의 3일 프로그램이다

걷고 뛰는 것은 하겠다. 근데 문제는 윗몸일으키기이다.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 첫날 채 20개를 못했는데, 이튿날에는 배때기가 너무 땡겨서 2개도 제대로 못했다. -,.-;;...

아마도 나의 심각한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하다.

평소 운동을 좋아했다. 특히 농구를 좋아했다. 뛰면서 땀빼고 노는것을 좋아한다.

학교다닐때야 시간나고 사람 몇 모이면 바로 농구 한판 하러 가곤 했는데, 졸업하고 회사다니면서 그게 너무도 어려워 졌다.

급기야 이 지경까지 온듯 하다.

러닝머신 바로 앞에 TV가 한대씩 달려 있어서 시간도 잘 간다. 총 1시간 30분 정도를 하는거 같다.

이제 문제는 담배 끊기이다.

땀흘리고, 샤워하고 나와서 피는 그 한대의 담배는 너무도 매력적이어서... 솔직히 감당이 안된다.

빨리 끊어야 할텐데 말이다...

이제 몸짱으로 거듭난다!

Tuesday, March 01, 2005

"너는 너무 자신만만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너는 너무 자신만만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만만하다. 늘 욕심이 앞섰으며 그런 내게 현실은 늘 거리가 멀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보았다.

평소 가식적이라 느껴지던 손예진이 싫고, 그다지 정이 가지 않는 정우성이 싫었고, 흔해빠진 멜로물이라는 몇몇의 얘기에 볼 생각이 없었는데...

손예진과 정우성의 연기는 훌륭했고, 그 이전에 영화의 내용또한 감동적이었다.

여기에 대사가 하나 있다. "너는 너무 자신만만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 이런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리고 또 이런 얘기들도... "하고 싶은것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생각해야 할것이 많아.. 생각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 나 혼자가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 그 외의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은 늘 힘들다.

기억은 중요하다. 그리고 소중하며 아프다. 굳이 군데 군데 덕지 덕지 메모를 해놓지 않아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있는가 하면 쉽게 잃어버리는 기억 또한 있다.

내 기억을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 힘들게도 아픈기억은 오래가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의 모습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픈 기억은 빨리 잊혀졌으며 좋은 기억들이 나중까지 남더라...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픈 기억은 빨리.. 그리고 좋은 기억은 늘...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내 손에 쥐어진 지우개 처럼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