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7, 2005

KimLab WorkShop 05/03/26 ~ 27



회사에서 WorkShop을 다녀왔다. 난 개인적으로 Workshop이 처음이다. 그간 다니던 회사에서 Workshop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가지 않았다.

그다지 친분을 두고 있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매일 보는데 주말까지 또 같이 놀고 싶지 않았고 귀찮았다.

양평에 있는 "시인의 마을" 이란 팬션으로 다녀왔다. 팬션 역시 처음 가보았는데 여관, 호텔 등보다 더 좋은거 같다.

도착해서 근처 밥집에서 밥을 먹고 운동을 했다.

발야구, 족구, 축구 등을 했는데 이 사람들 얼핏 보기엔 운동못하게 보였는데, 실제 같이 해보니 다들 하나씩은 잘 하더라. 운동하면서 내내 뛰어다녔더니 지금은 다리가 너무 땡겨서 힘이 든다. -,.-;;...

저녁엔 팬션옆에 있는 공터에서 숯불에 삽겹살을 구워먹었다.

이것 역시 처음이다.

숯불에 삽겹살을 구워먹는것이 이리도 예술인지 몰랐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상당한 양을 먹은 듯 하다. ㅋ

조금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술기운과 숯불 그리고 모닥불 덕분에 밖에 있기엔 괜찮았다. 다들 배를 채우고 자연스레 술판으로 넘어갔다.

웃고 노래하며 떠드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뭔 얘기일까 싶을 정도로 진지해 보이는 곳도 있고 가까이 가기도 민망할 정도로 썰렁한 곳도 있었다.

나는 술판이 중간 즈음이 됐을 때 부사장님과 팬션 아주머니와 팀원 두명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이 아주머니의 말씀이 너무 재미있었다.

패션이름이 "시인의 마을" 인것은 실제로 남편분이 시인이시고 대학교 교수까지 하시다가 시골로 들어와 지금은 그저 시만 쓰신다는 거였다.

남편분이 그래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느나 이 아주머니의 오랜 경험과 연륜에 뭍어나는 철학이 상당히 깊이 있어 보였다. 뭔가 논리를 앞세우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그 느긋한 어법과 독특한 웃음소리, 그리고 너스레 넘기는 몇마디 말에서 참 대단한 분이시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술을 싫어한다. 때문에 술자리에 즐겨 가지 않으며 그 만큼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도 부족해 진다.

하지만, 난 이것에 대해 지금까지 고쳐야 겠다고 생각치 않았다. 이것 또한 나의 취향이며 나의 모습이라고, 어쩌면 합리화 했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며 대화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술기운을 빌리는건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등등의 아집스러운 변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난 역시 한잔도 마시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취기가 오르고 여러가지 말들을 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 얘기한다. 보통은 술자리를 피해 어디론가 갔겠지만, 이 시골 구석에서 딱히 도망갈 곳은 없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오해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부분 나는 모르고 있었다. 나는 불편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음에도 어쩌면 그것 역시 나만의 착각이었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사람들과 이런 자리는 내게 많은 걸 느끼게 하였다. 일상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들에 대해 난 접할 기회가 분명 없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미안했다. 그리도 할 말이 많은지 몰랐다. 그리고 오해 또한 다분하다는걸 전혀 몰랐다. 그저 난 눈치가 없으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또 역시 부끄러웠다.

술을 못 마시더라도 술 자리에 가는것... 내게 있어서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다시 한번 재고해 볼 필요는 분명한듯 하다.

그리고 막판은 역시나 놀음이어야 하는건가? 나는 이런걸 못한다. 포카는 어떻게 치는지 알지도 못하고 할 줄 아는것은 고스톱밖에는 없으니 이것 역시 난 치면 잃는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비록 2,000 밖에 따지 못하였으나 놀음판에서 내가 따본 것은 아마 처음이지 않나 싶다.

이왕이면 부사장님과, 임이사님께 이긴 바둑에도 내기를 걸걸 그랬나보다.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게 여러 코골이들 사이에서 피곤하게 잠이 들었다.

둘째날엔 양수리에 가서 냉면과 장어를 먹었다.

근데 내가 장어를 먹어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장어... 그 맛이 아주 작품이다. 아마도 내가 쉬지 않고 반은 먹은듯 하다 -,.-;;...

그리고 냇가로 가서 물놀이 하고 사진찍고 놀았는데, 내내 춥다가 오늘에서야 기다린 듯이 날이 따듯해 져서 너무 즐거웠다.

돌아오는길, 졸립고 피곤했지만,

너무 좋은 날씨, 햇?, 바람 덕분에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고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이틀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너무 즐거웠다.

이 사람들이 더 좋아졌고, 앞으로 한명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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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Unknown said...

술먹고 전화했을때 나의 반응이 왜?

술이란게 난 늘 싫었기에...ㅋ 그리고 난 술먹고 실수라는걸 처음에만 해보고 안해봤다. 술을 잘못 배워서 처음엔 술 좀만 취해도 싸우고 그랬는데... ㅋㅋ

워크샵에서 많은걸 느꼈지... -,.-;;...

나 술 잘해야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