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2, 2007

덕수궁 돌담길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한동안 나가지 않았는데, 간만에 큰 집회가 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시청으로 나왔다.

전국집중판이었는데, 처음엔 그닥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으나, 금새 많은 사람들이 왔고, 우리 사람들도 제법 모이기 시작했다.

가투는 참 오랜만이다. 아마도 90년대 후반에 해보고 못해본거 같은데... 하지만, 그때 처럼 긴장감 돌거나 긴박하지는 않다.

동뜨는것도 없고 말이지...

시청, 광화문을 중심으로 모든 길이 막혔기에 하루종일 뛰어 다녔다.

학교다닐적에는 참 잘 뛰어다닌거 같았는데, 이제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깃돌이라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갑형님등과 함께 잠깐 배를 채우러 대오에서 나온 사이, 본대가 다른 구멍을 찾아 이동했고 우리는 뒤따라 갔는데, 그 사이 우리 일행은 모두 맨앞에서 물대포를 직빵으로 맞아버렸다.

처음부터 같이 있었다면 같이 맞았겠지만, 물 맞은 사람들 모습을 보니, 나는 도저히 맞을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얍삽하게 끝까지 뒤에서 물을 피하고 있었다. -_-;;...

그러나 용감하신 우리 갑형님 맨앞에서 닭장차를 쓰더트리겠다고 지휘를 하고 계신다.

불혹의 나이에 참 대단하시다.

해가 지고 청계천 방면으로 광화문이 뚫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또 조낸 뛰었다.

뛰는 길, 덕수궁 돌담길을 가게 됐는데, 이 길이 이렇게 이뻤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와본적은 있는데 언제 누구랑 왔는지 기억은 없다.

우리는 물대포 맞고, 깃발들고 조낸 뛰고 있는데...

가을 느즈막히 돌담길 옆으로 이쁘게 노란 은행이 떨어지는 그 길을 연인들이 손잡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가족들의 모습이 왜 이리 좋던지...

평소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들을 방해하는 우리가 살짝 미안했다.

덕수궁 돌담길,... 이쁘더라.

덕수궁의 돌담이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쁜, 바닥에 붙어있는 파스텔터치 느낌의 조명하며 샛노랗게 떨어지는 은행이 이쁘고, 또 그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연인들과 가족들,...

나도 다음엔 방해꾼이 아니라, 덕수궁 돌담길에 어울이는 인간으로 그 길을 걷고 싶다.

2 comments:

Anonymous said...

우와 진짜 이쁘네;

Unknown said...

뉘신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