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10, 2007

비타500, 오랜만이다?

2WAR를 만들 당시 유일하게 나의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그 효능을 실제로 알수 없는 비타500 이었다.

작업하면서, 인규와 원팀장님 등등과 회사앞 편의점에서 담배피며 자주 마셨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누가 내 머리를 신문지로 툭 친다.

피곤한 아침, 대번에 화가나서 봤는데, 인규였다.

월요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얼굴은 노랗게 떠서 한눈에도 몹시 피곤함이 좔좔 흐르고 있는걸 알 수 있다.

인규도 출근길이었는데, 하고 싶은 얘기가 많으나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 회사 얘기를 하자니, 인규가 불편할거 같고, 내 얘기를 하자니 약올리는거 같고...

지난 금요일 원팀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그간 연락해도 너무 바빠서 제대로 응답도 못해주더니 먼저 전화가 와서 조금 의아했는데,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해서, 어제 강남역에서 만났다.

나이는 나보다 한살 어리지만 개발 실력이 출중하여 내가 많이 배우기도 했고, 또 나하고 코드가 잘 맞아서 친했었다.

내가 그 회사를 그만둔 뒤에, 많은일이 있었을텐데, 무엇보다 이틀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병원까지 실려갔다는 얘기는 충격이었다. -_-;;...

얼마나 무식하게 일을 했으면...

오랜만에 봐서 반가왔다.

그간 회사 얘기도 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하고 앞으로 무슨일을 할까도 얘기하고...

아무튼 회사를 그만둔게 된것은 잘된일이라고 대번에 얘기해줬다.

원팀장님도 좋아한다.

이제 내 생활 좀 만들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그렇게 해봤으니 후회는 없다고 한다.

내가 나온게 작년 8월 이니까, 거의 1년을 더 그렇게 살았을거란 생각에, 진짜 수고 많았다고 얘기해줬다.

요즘들어 부쪽 IT 개발자들의 현실에 대해서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쩔 수 없는것인가? 라고 치부하기엔 그것을 감당해야할 개발자의 부담이 너무 크고 어깨가 너무 무겁다.

그 회사는 태생적으로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며, 진화 과정에서도 개선되지는 않고, 오히려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간만에 둘이 술먹으며 즐거웠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인규한테 전화가 와서 인규가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더 가졌다.

자리를 옮기면서 비타500 을 사서 갔다.

보자마자 "비타500, 오랜만이다? 너 없으니까 안먹었었는데~" 이러고 있다.

그나마 아침보다는 붓기가 빠진 인규 얼굴, 그래도 보기가 참 안스럽다 -_-;;...

내 소개로 그 회사에 가게 된건데 나는 먼저 발빼고 비교적 잘 살고 있지만, 인규는 여전히 개고생을 하고 있으니,

인규는 분명 내 탓이 아니라고 하나, 그래도 같이 일했던 친구로서 마음이 불편한건 사실이다.

지도 빨리 그만두고 싶다고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불보듯 뻔하기도 하고...

별로 힘주거나 위로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냥 빨리 여유가 생기길 바란다.

며칠전에도 종합검진 받았다 하는데, 아무쪼록 건강이나 해치지 말고, 적당히 눈치 보며 설설 일하다가 마무리 하길 바란다.

인규는 조낸 고지식하고 책임감만 앞서서 문제다. 븅신새끼.

마음이 계속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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