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25, 2007

< 화려한 휴가 >



처음 80년 5월 광주 이야기를 들었을때가 생각이 난다.

아주 낡은 80년 5월 광주 사진 책자가 있었다.

미처 다 담을 수 없는 많은 분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 사진집을 볼때만 해도 정말 충격이었던 것은 사람이 맞아 죽었을때 얼굴이 저렇게 되는것이구나 라는 놀라움이었다.

맞아죽은 것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칼에 찢기고, 총에 맞아 차마 눈뜨고 오래 볼 수 없는 사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진집이었다.

이 사람들이 왜 죽었는가에 대한 의문보다는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것이 더 놀라왔었고, 그 후 80년 5월 광주의 사실을 듣게 되면서, 더 큰 놀라움을 만났다.

80년 5월 광주에서 영문도 모른채 고립되어 싸우시던 분들, "민주화"는 아마 그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지적한것 처럼, 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것에 대한 분노와 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95년 9월 29일은 내가 최류탄을 처음 맞아본날이고, 처음으로 꽃병과 파이를 들어본 날이다.

전/노 일당 처벌을 위한 한총련 동맹휴업이 있었던 날이다.

불과 10년도 안된 그때만 해도 전두환 노태우 일당을 처벌하자는데 도망다니면서 맞아가면서 어렵게 얘기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시원하게 대놓고 영화로 얘기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몇가지 픽션이 섞여 있었으나, 대개의 이야기가 사실이다.

80년 5월 광주의 일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더 특별할거 없는 아픈 과거이지만, 지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영상으로 재구성하니 또 다르게 느낌이 온다.

이제는 제법 지나버린 다른 지역의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가 아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여전히 숙제만 남기고 있는, 나의 일일 수도 있었던 나의 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매년 5월이면 가던 광주에 올해는 가지 못한게 괜히 마음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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