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07, 2007

뉴욕의 프로그래머

오! 정말 간만에 즐겁게 책을 읽었다!

조정래선생님의 글 이후, 밤에 잠을 늦게 자면서까지 재밌게 책을 읽은건 아마 처음이 아닌가 한다.

IT 관련 책들은 늘 복잡한 그림과 수식, 그리고 언뜻보면 알 수 없는 몇십줄의 알파벳의 나열이거나, 기껏해야 조금 부드럽다 싶은 책은 에세이 정도로 된 방법론 책등이 있었다.

IT 서적 중 "조엘 온 소프트웨어"도 재밌게 읽었었지만, "뉴욕의 프로그래머"는 더 재밌게 읽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읽었는데, 주말 포함해서 3일만에 다 읽었다!

일단, 기술서도 아니고, 에세이집도 아니고 방법론에 대한 글도 아닌 "소설"이다.

IT 관련하여 어떻게 소설이 될 수 있을까도 싶지만, 소재가 프로그래밍에 대한 것이고, 이야기 전반에 대한 것은 다른 업계와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IT 업계에 종사하지 않거나,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이 없거나,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아니 아마 재미없을것이다.

마치 나를 대변하는듯한, 그리고 내 과거를 아는듯한 리얼리티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 소설은, 읽으면서 "맞아!" 와 "오!" 그리고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

초고수들의 개발 과정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는 해프닝도 있고, 컴퓨터를 대상으로 한 직업이지만, 어떤 일에서도 떼어놓을 수 없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며 생기는 에피소드들, 또 빠질 수 없는 IT 업계의 사건 사고들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또 명장면, 명대사, 명언들이 참 많이 나온다. 마음 같아서는 이글에 몇가지 소개를 하고 싶으나, 저작권에 걸리지 않을까하여... -_-;;...ㅋ

아쉬운것은 좀 더 큰 흐름을 가지고 좀 더 긴 이야기였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들어 IT 업계에 종사하는, 특히 개발자들에 대한 강도높은 업무분량과 열악한 업무환경, 노력대비 낮은 보수 등이 언론을 통해 종종 회자되고 있다.

안타깝지만, 사실은 사실이고, 또 변화나 발전의 여지가 쉽게 보이지 않는것도 사실이다.

컴퓨터가 너무 당연하게 지극히 보편화 되면서 사용자의 눈높이와 요구사항은 하늘 높인지 모르는데, 이 개발이라는 것은 경력이 쌓일 수록 공부해야 할 것이 더욱 많아지고, 어제 공부한거 오늘 써먹으면 내일은 사장되듯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빠르며, 또 공부만 해서 되는게 아니라, 남다른 감각과 센스를 지녀야 하는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벅찬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발자가 가져야 할 자세, 그리고 바라봐야 할 지향점등에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알고 있으면서 쉽게 하지 못하는, 어쩌면 이제는 잊었을 수도 있는 개발자의 엔지니어의 마음가짐이 다시 한번 내게 절실히 요구되는 듯 하다.

요근래 들어, 하는일에 있어서 별 신선한것도 없고, 그동안 했던거 짜집기나, 조립정도의 일이라 생각하고 그다지 열정을 가지고 일하지 못했는데... 다시 한번 해봐야 겠다! 물론 어렵지만! -_-;;...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은 나름 재미있고 예술적이며 창조적인 매력있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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