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05, 2007

시청앞, 불쌍한 은정이



졸업을 앞두고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중인 은정과 채팅을 하다가, 뭐 하고 싶냐라는 나의 질문에, 게임기자가 하고 싶다고 은정은 대답한다.

나는 게임업계에 있지만, 사실 나는 게임을 좋아하지도 즐겨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난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좀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개발은 게임과 크게 연관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조금 말도 안되는 나만의 합리화로 잘 하고 있다.

은정은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기자가 하고 싶다고 한다.

해서, 회사에 게임기자출신의 김과장님을 소개해줬다.

퇴근을 하고 은정과 김과장님과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사실, 내 의도는 게임기자라는 직업이 실제로 어떤 일인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이나 듣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김과장님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써달라며 아는곳에 추천을 해주시겠다고 한다.

음... 누군가를 소개하는일은 상당히 부담스러운일이다.

소개받는 입장에서는 채용을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부담이 있는 셈이고, 소개를 하는 입장에서는 소개하는 사람에 대한 보증을 암묵적으로 하는것이 될테니 말이다.

때문에 누군가를 소개하는 일은 잘 하지 않는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김과장님, 하루만나 본 아이를 어떻게 알고 추천을 해주시겠다는건지, 사실은 나도 약간 부담이 된다.

하지만! 뭐 은정이라면 이쁘고 싹싹하니까 어디서는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후에 잘 되면 거하게 밥한끼 얻어먹기로 했으니까 나 역시 아주 잘되길 바란다.

나는 4학년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바로 취업을 했었다.

교수님 소개를 받아서 입사하게 됐는데, 그래서 고생을 좀 했다.

그 회사에는 우리학교 출신이 나 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약간의 부담을 가지고 있었으며 더군다나 나는 공부잘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 회사는 사장부터 병특까지 80% 정도가 K대학교 출신이었는데, 내가 보기엔 그들의 실력은 모두 천재같아 보였었다.

때문에 처음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다.

아무 내 인생에서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한때는 첫입사후 1년이 아닌가 한다.

안타까운 것은 학기를 마치기도 전에 바로 취업을 했다는 것이 지금까지도 서운하다.

졸업하고 어학연수라도 한번가고, 여행도 한번 다니고, 좀 쉬다가 놀다가 취업했으면 좋았을것을 학기도 마치기 전에 바로 그래버리니 내 인생에 쉬었던 적이 언제였나 싶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놀지 못한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취업을 준비하는 은정이 참 불쌍하다.

이제 행복끝, 불행시작... 늦잠도 못자고, 놀러가고 싶어도 아무때나 시간을 낼 수 없을테고,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테고...

그러나 거부할 수 없잖아? 어쩔 수 없지...

과장님과 헤어지고 시청앞으로 나들이 갔다.

오늘 개장한 루채비스타와 스케이트장을 보러 갔는데, 이쁘더라.

그리고 스케이트가 확! 땡겼다. 은정이 치마를 입고 와서 타지는 못했지만 진짜 타고 싶었다.

아마도 고등학교때 롯데월드 가서 타보고 못타본거 같은데, 조만간 꼭 다시 와서 한번 타봐야 겠다!

은정아, 취업하기 전까지 마음껏 놀고 즐겨라.

회사다니기 시작하면 처음엔 아마도 정신없을테다... 이 불쌍한것... -_-;;...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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