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2, 2004

동광원과 함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수원에는 "동광원" 이라는 보육원이 있다.

우리회사에서는 연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이곳의 아이들과 함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았다.

내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은 나를 적잖히 긴장하게 하였다.

사실 걱정도 많이 하였다.

그 아이들에게 가식없는 웃음으로 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아이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을까...

그들에게 부모가 없기에 내안의 무의식적인 편견이 그들을 삐뚫게 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을 보니 너무 이뻐보였다.

나는 준이와 풀잎이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풀잎이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제법 어른스러웠으나 준이는 이제 5살 아이로 말도 없고 어딘가 우울해 보였다.

준이는 작았다.

준이의 몸무게로는 극장의 의자를 누를 수 없었다. 또 화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잘 해보겠다는 생각에 준이를 내 무릎에 올려서 영화를 보게 해주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불편하다며 옆에 서서 영화를 보았다.

준이는 글을 읽지 못한다.

해서 나는 자막을 읽어주었다.

준이는 얼마 듣지 않아, 괜찮다고 했다.

아마도 내 목소리가 별로였는지...

아이들에게 팝콘과 콜라를 하나씩 주었는데, 준이는 이내 쉬가 마려웠었다.

준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갔는데, 나의 잘못으로 쉬를 바지에 다 지리게 되었다.

이래 저래 준이에게 잘못을 많이 한 하루였다.

저녁으로는 피자와 햄버거를 먹었고, 선물로 로보트를 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저녁을 먹으면서 쭉 언울하던 준이가 로보트를 보더니 갑자기 신났다.

선생님들께 막 자랑을 하고 로보트와 함께 날아다니며 뒹굴었다.

다행히도 하루종일 나의 실수들을 잊어버린듯 했다.

보육원을 나오면서 까지 준이는 사람들이 가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고 쭉 로보트와 함께 신나해 하고 있었다.

내가 한거 없고 잘 해준거 없으면서도 그래도 그리 신나하는 아이를 보니 기분이 좋더라.

아무쪼록 앞으로 준이에게 그렇게 늘 좋은 일만 있으면 참 좋겠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아이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고, 그리고 짧은 시간 함께 했던 아이가 이리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경험은 처음이다.

준이에게 언제든지 회사로 놀러오라고 했지만, 그 아이가 그걸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응" 이라고는 했으나....

농활때 만났던 아이들이 생각이 난다.

9박 10일 동안 함께 하면서 처음 며칠은 서먹해 하고 우리를 피하는 아이들이였으나 곧 마음을 열고 우리와 많이 친해진다.

그리고 친해지자 마자 곧 헤어져야 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함께 있어서 좋았던 기억보다, 헤어지면서 아픈 기억이 오래 남는 듯 보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못되어서 그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그저 추억으로 돌리고 곧 잊어버린다.

그 아이들에게 더 큰 아픔을 주는것이 아닌지...

하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그리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그 잠깐의 행복도 없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의 합리화를 해보기는 하지만,

하거나 혹은 하지 않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 무엇도 그저 잠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이 기분, 지금의 느낌을... 실천으로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울 것인데...

후에 꼭 그 보육원에 찾아가봐야 겠다고 마음을 먹자...

2 comments:

Anonymous said...

음식해달라고 코멘트 달았더니 답이 없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네가 했네. 보육원 영아원 이런데와 인연맺으면서 살고 싶은 꿈이 있는데..

행복하고 마음 아팠겠네..

Unknown said...

음식해달라고 코멘트 달았더니 답이 없군^^
// 하하! 제가 기꺼이 누님께 푸짐히 대접해드리겠습니다!
// 기대하십쇼
// 누님보다야 못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담아 성심성의것 대접해드립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네가 했네. 보육원 영아원 이런데와 인연맺으면서 살고 싶은 꿈이 있는데..
// 아! 그러세요?
// 누님께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는 몰랐습니다.
// 근데.. 이게 마음처럼 잘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
// 그들과 인연을 맺으며 사는것은 TV에서나 잠깐 이쁘게 보여지는 것 처럼 늘 좋은일만 있는건 절대 아닌거 같아요...
// 누님도 마음이 참 이쁘세요~ *^^*

행복하고 마음 아팠겠네..
// 네.. 그래요.
// 위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