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0, 2005

10년된 사람들...




1995년에 만나, 이제 10년이 된 사람들을 만났다.

집회 중 저쪽을 보아하니, 중국에서 한의학 유학중인 베트공형님이 있는게 아닌가? 너무 반가와서 단번에 달려가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고 막 얘기를 했다.

집회 끝나고 약주한잔 하자는 약속을 한뒤...

차가운 아스팔트에 엉덩이 깔고 있다가 엉덩이가 차가와 못참을 즈음이 되니, 저쪽에 임용고시 준비로 잠적했던 조근향과 할머니( 별명 )가 있는게 아닌가? 또 단번에 달려가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고 막 얘기를 했다.

집회 끝나고 약주한잔 하자는 약속을 또 했다.

그리하여 함께 있던 우리 무리들과 그 사람들, 그러니까 이제 10년째 알고 지낸 사람들이 모였다.

주제도 참 다양하다.

연애하다 깨진 이야기, 시험에 떨어진 이야기, 총선에서 진 이야기 등등... 너무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한 이야기나 칭찬은 하나도 없이 그저 약올리고 비꼬고 헐뜯는 이야기들...

근데 그 이야기들이 어쩜 그리 즐거울 수가 있는지...

서로의 아플법한 곳을 이야기 하면서도 하나도 아프지 않으며 너무 즐거웠다.

너무도 반가운 기분에, 내일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이 바로 앞인 일요일인지도 모르며 시간 가는지도 모르게 즐겁게 이야기 했다.

끝이 너무 아쉬웠으나, 다음에 또 곧 보기로 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자리에 모인 사람들 뿐 아니라, 그때 그 내 사람들을 학교에서 모두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때 처럼 학생회관 앞에 학보를 크고 둥그렇게 돌려서 그 맛없던 막걸리와 텁텁한 두부김치를 부족하게 차리고 기타치고 노래하며 떠들고 싶다.

돌아갈 수 없음에도, 잠시나마 돌아간 듯 했다.

1 comment:

Unknown said...

나도 그래... 연락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모두들 한방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