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뻔한 전개와 뻔한 결과의 영화이다.
다시 회생하기 힘든 다리 부러진 말을 데려다가, 잘 돌보고 어루어서 결국엔 경마에서 승리한다는 이야기 인데...
현실에서는 참 보기 드문, 어쩌면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인 스토리일 수 있다.
다리가 부러진 "소냐도르"는 그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언제 그랬냐는듯 우승을 한다.
적당한 성장기 어린이들이 보면 가슴뭉클해 하며,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영화일 수 있다.
시합에 나가기 전 케일( 다코다 패닝 )의 아버지는 소냐도르에게서 이상한 조짐을 발견하고 시합을 포기 하자고 한다.
하지만, 케일은 고개 뻣뻣히 들고 눈 똑바로 뜨고서 "Are You Afraid?" 라고 되묻는다.
쉬운 영문장이기에 귀에 쏙 들어왔다.
아이들에게서는 도대체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올것일까?
목장을 운영하며, 이런 저런 실패도 해보고 돈앞에서 쓴맛도 보고 산전 수전 다 겪은 아버지로서는 그런 케일이 진짜 너무 모른다 싶어 면박주고 우리나가 같으면 대번에 회초리감이다.
하지만, 케일의 아버지는 달랐다.
그 결과의 승패보다는, 무럭 무럭 자라나는 나라의 보배 꿈나무인 어린아이의 희망을 짓밟지 않았다.
가장 훌륭했던 것은,
말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무턱대고( 현실적으로 ) 들이대는 케일이 아니라,
여러번의 다툼과 옥신각신이 있었지만, 끝까지 딸을 믿어준 아버지의 몫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아이의 신념이 허무맹랑하고 턱도 없는 일일지라도, 아이를 믿어주는 아버지의 모습...
빈털털이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끝까지 아이를 믿고 함께 해주었다.
분명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가 난 사실 부럽다.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이 나라에서 아이와 1:1 로 친구처럼 대화하고 그 의견을 소중히 수렴하는 모습이 난 참 보기 좋게 느껴진다.
난 유교사상같은거 잘 모른다.
하지만, 서양의 이런 문화가 유교사상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뻔한 과정과 뻔한 결과였지만, 그래도 감동적인 영화다.
특히나 이게 연기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가는 다코다 패팅의 신들린 연기는, 정말 저런 딸 하나 있음 평생 먹고 살 걱정 안해도 되겠지 싶다.
"Are You Afraid?"...
나도 그럴때가 있었다. 내가 스스로 기성세대임을 이런데서 느낀다.
평소엔 아니라고 하지만... 내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내 의지대로 백만명이 아니라고 해도 된다라고 말하고 싶다.
Monday, April 17, 2006
Dreamer : Are You Afraid?
Friday, March 31, 2006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마이뉴스에서 기사 "90년대 학번, 그 어정쩡한 시대를 말하다"를 보았다.
10년전 연세대학교 노수석 열사의 이야기와,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라는 연극을 소개해 놓았는데, 큰 내용을 담지 않았으면서도 잔잔하게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날 참 끌리게 하였다.
나는 영화나, 콘서트를 좋아한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것들은, 배우의 오바된 동작과 대사가 어색하고, 또 뮤지컬같은 경우 음악에 가사를 끼워맞춘 어색한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때문에, 연극에나 뮤지컬에 대해서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기사에 난 글을 보고 연극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끼고, 우리 청년회의 두분 갑형님과 현미누님께 가자고 제안을 했다.
은정이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에 채 몇분 있지 못하고, 연극을 보러 대학로로 갔다.
참 오랜만에 오는곳... 연애할때와 데모할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올 일이 없는곳... -,.-;;...
비가 가날프게 다소곳이 내리고, 날은 어둡고 연극을 보러 가는 길, 도착해서 기다리는 동안 뭔가 운치있고 분위기 있다고 느꼈는데, 같이 간 두분의 감수성은 사막이다. 좀 촉촉하게 사시지...
연극이 아무래도 과거 90년대 운동권들의 이야기 이다보니, 보러 오는 사람들 대부분도 과거 운동권이었을텐데,
90년대 그 당시 초췌하고 어딘가 지저분한 모습의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다.
나이를 먹어서 인지, 시대가 흘러서 인지, 다들 말끔하고 산뜻해 보였고, 연인들도 꽤 있었다.
소극장으로 들어갔다.
크지 않은, 때문에 가까이서 극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오늘의 책』은 현미누님의 모교 연세대 앞에 있던 사회과학서점이라 한다.
2000년 정도 즈음( 정확하지 않음 ) 건물주가 10배 넘는 전세금을 요구하는 바람에 이제는 없어진 서점이라고 하는데,
극은 없어진 『오늘의 책』을 소재로 하여, 90년대 초반 운동권의 현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한때 나름대로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운동을 전개 했으며, 현재엔 어설픈 현실에 적응하여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
나 역시 90년대 학번이지만, 나와는 또 조금 다른 시대의 90년대 초 학번들의 이야기 이다.
사라진건 『오늘의 책』뿐이 아니다 라는게 이 극의 종자인듯 이라고 난 느낀다.
중요하다 생각하고 줄 쳐가며 읽었던 댓거리 책들이 지금은 왜 중요하지 않을까 라고 말한다.
그리고 약간의 틈을 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준다.
늘, 변함없이 중요한 것들이 별할리 만무하고, 변한것은 우리라는 메세지를 준다.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 우리는 가장 중심에 두고 배워야 할 것들을 간과한듯 하다.
평생운동이라는 것에 대해서 졸업할 즈음 몇몇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고작 몇년의 짧고 어설픈 학습과 실천으로 이남사회에서 학생으로서 내가 해야 할 몫을 다 했다고 치부하는 그릇된 자족감이 문제 일수도 있고,
평생운동을 내잣대로 계산하여, 이 정도면 애국시민이지라고 타협할 수 도 있다.
또는 졸업이후 사회에 진출하여 현실에 부딪히며 내가 운동을 왜 했지 라며 짧게 나마 운동에 공들인 시간을 후회할 수도 있을테다.
사라진 것은 『오늘의 책』만이 아닌듯 하다.
내가 가장 크게 "순수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는 만큼 분노하고, 아는 만큼 실천하는 순수함이 이제는 변질되어 있다.
아는 만큼 분노한다 해서 뭐가 어찌 되겠는가,
아는 만큼 실천한다 해서 뭐가 크게 바뀌겠는가...
현실과 적당히 짜웅하여, 적당히 분노하고 적당히 실천하게 됐다.
극이 끝나고, 공연장 두벽의 커다란 책장을 빼곡히 채운 헌책들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게 해주었다.
대학교 입학하고 첫번째 댓거리 책이었던 "철학의 기초이론"을 찾았다.
책을 구입했다.
다시 읽지는 않을거 같다. 그저 옛 향수에서 그 책을 산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책을 소장하고 싶었다.
보고 있으면 그때 막 시작할 즈음의 호기심과 순수함이 그나마, 향수와 함께 뭍어나올듯 싶기도 하기때문에...
당신은 혹시 오래 전 읽었던 헌책의 한 폐이지를 넘겨볼 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나요?
- ‘그땐 왜 저런 이야기들에 줄을 쳐 가면서 읽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때 중요했던 것들이 왜 지금은 중요하지 않을까?’
창작초연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90년대 초반 대학을 다녔던 89.90.91.92 학번 세대의 초상이다. 20대 청춘을 세상과 함께 살려고 애썼던, 아직은 젊지만, 그럼에도 젊음을 잃어버린 세대의 자화상이다. 어설펐던 90년 대 대학생들의 자화상이면서, 여전히 한국사회에 대한 참여의식과 비판의식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이 주인공들이다. 대학가의 인문사회과학 서점 『오늘의 책』을 배경으로 당신과 나의 청춘, 그리고 그 꿈에 대한 자발적인 되새김질이면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소박한 고민들을 경쾌하게, 또 유쾌하게 그려 보인다.
§ 작/연출의도
젊은 날의 추억과 상처에 관한 성장의 기록!
이 작품 속의 인물들은 아직 여전히 젊은 30대 중반이지만, 벌써 20대의 자신들과는 많이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조로(早老)한 젊음의 성장통에 관한, 아프지만 소중한 인생의 한 국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진취적인 꿈들로 가득한 대학시절의 초상을 들여다보는 이 작품의 무대는 한 때 절실한 인생의 화두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유행이 지나 폐기처분되어진 헌책들로 채워진 헌책방이다. 가까우면서도 멀어져버린 청춘의 공간에서 재회한 옛 친구들은 함께 했던 공통의 시절들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신의 처지에 입각한 자신만의 추억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서로에 대한 위안과 배려의 마음속에는 과거에 대한 상처나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한이 스며 있으며, 급기야는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젊은 날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허무마저 느껴진다. 오랜 친구과 다시 만났을 때, 철지난 유행가를 다시 들었을 때,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들춰 볼 때, 반가움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서글픔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인생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지만 치밀하게 짜여 진 구성으로,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하룻밤의 은밀한 고백처럼 진실하게 그려본다. 그 속에는 인생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성숙한 시선이 들어 있다.
§ 작품줄거리
같은 대학 국문학과 91학번 동기였던 세 친구 - 재하, 현식, 광석은 오랜 만에 모교 앞에서 만난다. 오늘은 바로 같은 학과 여자 동기였던 유정이 모교 앞에 <오늘의 책>이라는 헌책방을 여는 날이다. 본래 <오늘의 책>은 유정을 비롯한 세 친구가 대학시절 날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붙어살다시피 했던 학교 앞 유일한 인문사회과학 서점이었다. 그들이 졸업할 무렵, <오늘의 책>은 인문사회과학의 쇠락과 서점의 재정난, 그리고 시대적인 분위기로 인해 문을 닫고 말았다. 세 친구는 졸업 후 오랫동안 유정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다만 그들의 같은 학과 선배이자, 유정의 연인이었던 지원이 뒤늦게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의문사 했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을 뿐. 오늘 유정이 문을 연 헌책방 <오늘의 책>은 마치 옛 시절 <오늘의 책>을 복원해놓은 듯 이미 철지난 그 시절의 헌 책들로 가득하다. 지난 시절의 향수에 젖은 세 친구는 유정과의 해후를 기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철지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오늘의 책> 안에서 각자 대학시절에 대한 추억과 회한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교수와의 불화로 박사과정을 포기한 채 냉소적으로 변한 소설가 재하, 허무적인 대학생활을 마치고 독립영화감독으로 변신한 현식, 이혼을 앞두고 여전히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일간지 문화부 기자 광석은 오래 전부터 자리 잡았던 유정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확인하기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애정의 이면에는 죽은 선배 지원에 대하여 죄의식과 질투가 자신들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지원에 대한 비난과 그들 스스로의 무력감으로 이어져 간다. 그런 어색한 해후의 자리에 드디어 나타난 유정은 세 친구에게 지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는데...
출처 : http://www.yettz.com/theater/View.asp?event_id=20060308008
Monday, March 27, 2006
속으로 계산하고, 속으로 좋아하고

"사랑을 놓치다"를 보았다.
그 둘이 함께 출연한 "광복절 특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생각하게 하는 대사가 있고,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 있다.
영화 전체의 내용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 하라는 것이다.
연수는 우재를 좋아하지만, 쉽게 말 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보고만 있다.
요즘 신세대 어린이 여러분들께서는 이런 연수의 모습이 참 답답하고 소심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단지 소심하다라는걸로 그 복잡한 감정과 결단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 싶다.
둘은 친구이다. 겉으로는 절친한 친구인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수는 우재를 이성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백을 하는 순간, 우재가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절친한 친구인것 같았던 관계마저 놓치게 된다.
연수는 아마도 그 두개의 판단 가운데서 갈팡질팡했을지도...
그랬기에, 속으로 계산하고, 속으로 좋아하고 라는 말이 나온거 같다.
반면 우재는 나쁜놈이다.
자신을 그리 생각하는 연수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그저 여자와 자고 싶다는 충동으로 연수를 헷갈리게 하고 상처를 준다.
영화의 결말은 그 둘이 잘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나, 연수에 대한 우재의 마음이 진솔하게 표현된 장면은 없었다.
왜 연수처럼 다소곳하고, 발랄하며 매력 풍부한 여인을 우재는 좋아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윤아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윤아를 다시 보게 됐다.
연기도 잘 하고, 귀엽고, 상큼하고 매력도 있었다. ㅋ
그건 그렇고... 나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떠할까?
가정 : 친한 사이이다. 하지만, 그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
1. 가능성이 10%를 넘지 않는 다면, 포기한다.
∵ 될거 같지도 않은데 좋은 관계 마저 망치고 싶지 않다. 그냥 친해보이는 사이로라도 더 보고 싶을거 같다.
그러나, 이 얼마나 마음 아픈일일까? 그녀를 보며 마음을 감추고 친구인척 해야 하며, 가끔 야릇한 시선을 들켰을때 적당한 농담으로 어물쩡 넘겨야 할줄도 알아야 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거미 처럼,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라며 후회할 수도 있을 수 있으니...
2. 가능성이 10%를 넘는 다면, 도전해 본다.
∵ 가능성은 낮으나, 어찌 될지도 모르고 포기한다면, 후에 큰 미련과 후회로 남을 것이며 도전했을때의 결과가 너무 궁금하고 답답할 것이다.
마음을 주면 다 주자! 그때 그때 상황봐가며 간사하게 줬다 뺏다 하지 말고, 끝까지 좋아하는거다!
하지만, 이 10% 라는게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당신의 가능성을 타진해 드립니다!" 라는 사업이 있다면 대박날텐데...
Thursday, March 09, 2006
오래된 인연
요즘들어 잊고 있던 습관이 있다.
난 사람들을 좋아해서 퇴근길 하루에 한명한테 문자를 보내곤 했다.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주소록을 쭉~ ?으면서 느낌이 오는 이에게 문자를 보내곤 했는데, 어느샌가 잊고 있었다.
...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갈 즈음에 승일 형님께 전화가 왔다.
2001년 천리마 드럼 객원으로서 전국 순회공연( 그래봤자, 서울, 수원, 부산 이었지만...-,.-;;..) 할 당시 노래를 하던 경기대 94학번 형님이다.
그냥 생각나서 안부 전화였고, 조만간 예전 그 멤버 다시 한번 모이자고 했다.
아~ 이런...
내가 먼저 기억하고 내가 먼저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좋아하는 형님인데, 사람을 좋아한다 하면서도 나 먼저 내 좋아하는 사람을 잊고 있었다는게 속상하고 죄송스러웠다.
오래되도,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 있다.
오래되도, 만나면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편한 사람들이 있다.
적당히 나이 먹고, 적장이 바쁘다는 이유로, 적당히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좋은 사람들을 하나씩 잊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참 속상하다.
어여 빨리 승일형님 한번 만나서 즐거워 보고 싶다.
그리고 나 먼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놓치지 않고 이 끈 쭉 이어 가도록 노력을 해야 겠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내 주위에 있었던 좋은 사람들...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
Friday, March 03, 2006
2006년 3월 4일 관악청년회 총회

숭실대에서 관악청년회 총회를 했다.
작년에 총회를 했던곳, 그리고 제작년에 지역통일한마당을 준비했던곳이기도 하다.
제작년과 작년의 일들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조금 늦게 갔는데, 사람들이 많이 없어 보였다.
총회는 이미 시작을 한거 같은데, 예년과 달리 많이 비어 보이는 자리들로 느낌이 어색했다.
평소엔 아니었어도 큰 행사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었는데...
내가 이래 느낄 정도이니 원로회원님들께서는 어떠실지...
사실, 총회는 지루하다.
한해 했던일, 간략한 평가, 돈쓴거 얘기하고...
그리고 13기 관악청년회를 출범했다.
올해 새로운 자리를 꽤찬 부회장님 영숙이와 회장님, 그리고 운영위들...
몰랐던 것에 대해서 알아간다.
아~ 저 사람들 올 한해 또 얼마나 힘들까... 나도 이제 청년회에서 연배가 좀 쌓이나 보다.
마냥 즐거운 출범식이 아니라, 한해를 결의하는 이들을 보고 비겁하게 그 사람들이 힘들것을 생각하고 앉아 있다.
내년엔, 같이 힘들 생각을 해봐야 할까? ㅋ
은주가 우리 분과 대표로서 앞에 나가 이야기 할때 누군가에게로 부터, 프리지아 한다발을 선물로 받았다.
뒤풀이 자리에서 비어있던 내 옆자리에 은주가 가방과 프리지아 한다발을 맡겼다.
그냥 무심코 프리지아 를 보게 되고 냄새를 맡았는데,
내가 꽃 냄새를 맡아본게 언제였는지... 꽃 냄새가 이리 좋은지 차마 모르고 있었다.
뒤풀이 내내 프리지아 한다발을 들고, 쭉 냄새를 맡았다.
도시에서만 있어서 그런지 이런 소소한 사건에도 참 큰 감동을 받는 듯 하다.
사실 나는 꽃선물과 같은 일회성 선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가져가서 거꾸로 매달아 말린다고는 한다 해도, 이미 그때는 꽃이 아니다.
화분에 기르는 꽃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고...
꽃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받았다.
꽃향기 때문에 깜짝 놀라지 않게 자주 자주 꽃향기 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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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09, 2006
"빠"
"빠( Bar )" 에 갔다.
퇴근길 대수한테 전화가 왔다. 간단히 맥주 한잔 하자는 건데, 자기가 종종 가는 술집이 있다 한다.
그래서 간곳이 강서구청 뒤에 있는 EOS Bar 였다.
내가 "빠"를 간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바텐더와 이렇게 애기하면서 술 먹어 본거는 처음이다.
대수는 무슨 그리 할말이 많은지 시시콜콜 말도 잘 한다.
근데 나는 진짜 할말이 없다.
나는 왜 같이 오자 한건지, 나는 안주나 축내고 있고 대수는 열심히 대화를 한다.
난 이런 자리가 어색하더라.
잘 알지도 못하는 처음 보는 사람이고, 그다지 할 얘기도 없고, 내가 괜히 민망해 지는거 같고...
그리고, 대화역시 진짜 대화가 아니다.
손님은 나오는대로 얘기하고 바텐더는 이런 저런 얘기 다 들어주고 호응해 주고 맞장구 쳐주고 또 얘기를 재밌게 풀려하는 느낌들이 이런 대화가 얼마나 유익하고 재미있나 싶다.
이렇게 별거 아닌 비싼 안주에, 이 비싼 술이라면 차라리 삽겹살이나 먹으러 가지 이런델 왔냐고 했더니,
대수는 "빠 삘" 인 날이 있고, "삽겹살 삘"인 날이 있다 한다.
나는 매일 "삽겹살 삘"인가 보다.
80년 생 친구들과 함께 차린 "빠"라고 한다.
회사를 다니고 있고 퇴근후 바로 와서 새벽 3시까지 영업하고 또 다음날 출근하고 한다던데...
존경스럽다. 참 열심히도 살고 있구나.
Tuesday, February 07, 2006
금 연
1997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입대를 했다.
1사단 신교대에서 6주간의 신병 훈련을 받았다.
하루의 훈련이 끝난 후 사람들은 화장실 뒤에서 동그랗게 원은 만들고, 담배를 핀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하루의 고된 훈련을 담배로 훌훌 날리고, 털어버리는 극히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때까지 담배를 피지 않았던 나는그들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나는 댐배를 싫어했다. 사람들이 내 방에서 담배도 못 피게 했다.
담배를 피면 다음날 아침에 목이 칼칼하고 아팠다.
하지만, 이리도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그들을 보며,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배가됐다.
담배를 배웠다. 그들은 쉽게 가르쳐 주었다.
담배가 나쁘기 때문에 쉽게 잘 가르쳐 주지 않던 친구들과 달리, 담배 연기를 마셔도 맵지 않을 방법을 그들이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담배를 펴오다가,
지금은 금연 1주일을 넘겼다.
정우와 농구를 했다. 5:5 올코트를 뛰었는데, 몇번 왔다 갔다 하니까 숨이 벅차다.
폐가 도와주질 않았다.
마냥 20대, 마냥 청춘일줄 알았는데, 이리도 체력이 떨어졌을지 몰랐다.
금연을 결심했다.
마음을 제대로 먹었으나 금연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식후땡( 밥먹은뒤 피는 담배 ),
응가할때,
술자리에서
는 그래도 참기 쉬운 편에 속한다.
제일 힘들때가 스트레스와 짜증이 밀려올때 이다.
담배를 피지 않으면, 머리속에서는 항상 "피고 싶다" 와 "참자" 가 같이 있다.
두개의 생각이 머리속에서 늘 끊이지 않으니, 내 머리는 항상 짜증을 내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다른 일로, 스트레스 또는 짜증이 날때 정말 참기 힘들다.
담배끊은것에 대해 공지를 하면 주위에서는 그냥 피자고 약올리는 사람들도 몇있다.
이렇게 짜증과 스트레스가 밀려올땐, 그 사람들이 피지 않겠다고 의지를 굳히는 나를 강제로라도 입에 물려 피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명언이 있다.
"술은 살일을 하게 할 수 있지만, 담배는 살인을 막을 수 있게 한다."
뭐 忍 세개면 살인도 막는다 라는 비슷한건데,
화가 나고 흥분했을때, 스트레스 받고 짜증날때, 스스로를 감당하기 힘들때,
담배 한대 피면서 혈압을 낮추고 감정을 추스릴 수 있다는 건데,
사실 맞는 말이다.
참 힘들다.
남들이 얘기하는 금연 효과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가,
바로 어제 아침에서야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충분한 잠을 잔것도 아닌데, 새벽 1시에 자서 아침 6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더니 그리 개운할 수가 없었다.
스스로가 놀랄 정도였다.
이렇게 개운한 아침에 있었나 싶었다.
자!
앞으로 또 많은 고비가 올텐데...
성공하자 금연!
Friday, February 03, 2006
Office Space

통쾌한 영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조금은 오바하여 적나라하게 표현한 영화!
보는 순간 순간, 그래 맞아! 이랬어! 나도 똑같아 라는 동질감을 놓칠 수 없었던 영화이다.
Joel On Software에 소개된 글이 있어서 봐야지 하고 뒤늦게 봤는데,
아, 정말 재미있다.
특히나, 위 그림에서 처럼 3명이서 복사기를 부술때, 정말 통쾌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쩌면 비단 개발 회사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 수 있다.
영화 매 장면 장면 마다의 기발함이 큰 액션과 효과 없이도 이렇게 많은 느낌을 줄 수 있나 싶다.
또, 현재 대한민국의 IT 현주소를 나타내기도 한다. 적어도 내가 겪어온 회사들에서는 이 영화와 같은 일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상이 되어 있다.
별반 다르지 않은, 출퇴근 고달픔.
별반 다르지 않은, 어디서나 무수하며 껄끄럽고 귀찮은 상사들.
별반 다르지 않은, 몇몇의 동료직원들.
별반 다르지 않은, 소란스러운 업무 환경.
별반 다르지 않은, 나의 실수 들.
하지만, 영화에서의 결과적인 대담함은 아직 나를 포함하여 누구에게서도 보지 못했다.
쉽게 해석을 하면, 하고 싶은대로 해라 라고 되겠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하면, 우리 회사가 바뀌어야 할것은? 내가 바뀌어야 할것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나로부터의 변화를 꼬집는 훌륭한 영화라고 나는 평을 하고 싶다.
주인공이 부럽다.
Tuesday, January 24, 2006
금 강 산
서울청년단체협의회 에서 주관한 금강산 통일 사진 대회에 1월 21,22 일 이틀간 다녀왔다.
갑형님의 도움으로 Staff 로 참가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나는 일한게 거의 없다.
처음으로 북측을 방문하는 것이라, 많이 떨렸다.
금강산을 간다는 것 보다는, 북한에 간다는 것이 나를 더 떨리게 하였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은 갈 수 없는곳, 이제서야 몇몇이 다녀온 곳, 우리 한민족이면서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간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그곳의 사람들은 어떨까? 나는 또 어떻게 그 사람들께 인사를 해야 할지...
어설프레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방북 사전 교육 및 사진대회의 개략적인 교양이 있은 후 고성으로 출발했고, 6시간 남짓하여 해가 뜨기 전 남측 CIQ에 도착했다.
북측으로 가기 위한 절차는 일반 출국심사와 다를게 없었다. 여권 대신 북측을 출입국하기 위한 비스끄레 한것과 신분증 등이 필요한 전부였다.
남측 CIQ 를 지나, DMZ 를 지나 북측 CIQ 에 도착했다.
북측에서는 지정된 곳 외의 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다. 북측 CIQ 를 비롯하여 차량 이동시에 사진 촬영이 안된다.
DMZ 는 생각보다 짧았다.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나무 몇그루만이 있는 산들과 며칠전까지 많이 온 눈으로 덮인 산들을 채 몇분 감상하니 북측 CIQ 에 도착하였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의 양 옆으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인민군이 빨간 깃발을 손에 들고 고정자세로 서있다.
이유는, 차량 이동시 사진 촬영을 적발하는 것이라 하는데...
처음으로 직접 본 인민군의 모습은 사실 많이 초라해 보였다.
추운 날씨 밖에서 오래 도록 있었는지 볼은 빨갛게 텃고, 표정 또한 무표정하며 군복은 잘 맞아 보이지 않고, 또 매우 추워보이는 재질의 옷이었다.
북측 CIQ 를 잘 지나가고, 금강산에 도착했다.
차량으로 이동 중에, 이런 얘기를 한다.
처음 북측에 발을 디딜때 어느 발로 디뎠는지를 기억하시라고...
난 오른 발로 디뎠다.
하지만, 그 다지 중요해보이지 않았다. 처음 내리지 마자의 느낌은 차갑고 깨끗한 기운이었다.
눈이 깨끗한 공기를 관통해 아주 멀리까지를 볼 수 있었고, 코가 시원하고 눈냄새를 맡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정말 온건가...?
바로 앞에 금강산이 보인다.
사실, 객관적으로 이렇게 봐서는 그간 내가 보아오던 산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금강산이다. 금강산... 어릴적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이란 노래로 밖에 그 느낌을 알 수 없었던 금강산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있다.
문득 봐서는 진짜 일만이천봉인지 아닌지 모르나, 그저 내가 금강산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구룡연, 삼일포, 해금강 정도였다. 특이한 경우 다른 코스를 개방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요 4가지 코스로 한정되어있었다.
첫 코스는 구룡연이었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우리는 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코스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약간의 경사와 수북히 쌓인 눈길이었다.
날씨도 좋았다. 산을 오르는데 집중하지 말고, 금강산을 보는데에 집중을 하자라고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산전체에 눈이 수북하다.
지금까지 나는 눈이 하얀색인지 알았다.
그러나 금강산의 눈은 "정말 하얀색"이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미칠지도 모를 정말 하얀색이었다.
그런 눈을 꼬박 꼬박 밟으며 갔다.
중간 중간 글발 들이 있었다.
비슷한 것은 보아온적이 있으나, 이리도 멋진 글발은 정말 처음이다.
굳이 심각하게 보지 않아도 보일 한자 한자의 정성과, 자로 잰듯 반듯한 글선과 그 말들이 절로 감탄하게 한다.
금강산에 온 공식목적이 사진대회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인물사진을 좋아한다. 풍경만 담긴 사진은 재미가 없다. 나 또는 아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사진을 좋아한다.
금강산에서 처음 풍경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내눈이 느끼는 멋진 모습들을 찍어보았다. 그러나, 그 느낌을 그대로 담을 수가 없다.
사진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얘기를 한다.
눈이 보는것을 사진에 그대로 담을 수는 없다 한다.
하지만, 역시 좋은 카메라와의 차이는 있는 듯 하다.
똑같은 곳을 찍어도 수경의 카메라로 찍은것과 분명 차이가 있었고, 내 눈이 보는것과 비슷하게 근접해 보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디카로 어디에서 무엇을 찍던 부족함을 몰랐는데, 처음으로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이번 대회의 1등 상품이라는 Cannon EOS-5D 라는 것도 나는 될턱이 없으면서도, 괜히 로또 사면 당첨될듯한 기분으로 출품을 해보련다.
산행 중간 중간엔 북측의 안내원들이 있다. 특정 지역에서 그 곳을 설명해주는데, 그 내용이 참 재미있다.
오래전, 동화같은 이야기도 있고, 신화같은 내용도 있고 장군님의 이야기도 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나보고 청년단체에서 왔냐는 얘기에 그렇다고 하니, 나보고 통일운동 열심히 하세요~ 라고 격려를 한다.
나는 기분이 좋아 같이 사진 한장 찍자 했는데,
나와 같이 찍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도 모두 같이 찍자 해서 안된다고 거절 당했다 -,.-;;... 아쉽다.
결국 난 북측 사람들과 아무도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다.
계곡과 폭포는 모두 얼어있었다.
코스의 마지막인 구룡폭포는 그 처음부터 끝까지 얼어있었으며 어느 산악회에서 얼어붙은 폭포를 오르고 있었다.
아쉽다면 금강산의 설경을 보긴 했으나, 그 폭포가 움직이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위에서 아래로 그 큰 물줄기가 떨어질때 어떠할지 상상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이 차질 않는다.
후에 꼭 이곳에 다시 와보고 싶어진다.
드디어, 처음으로 북측 식사를 하게 됐다.
식전 몇가지 음식이 나온다.
감자전과 만두가 나왔는데, 아~주 맛갈스럽다!
분명 우리가 먹어오던 그것들과는 틀린데,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유기농 재료에 조미료를 쓰지 않은 아주 단아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난 비빕밥을 먹었는데, 역시나 독특하다. 맛이 다르다.
옆에 있는 냉면은 심하게 민민한 그 맛이 내 입에 그닥 맞지는 않았으나, 비빕밥은 딱이었다.
기쁘게 배를 채우고 오후엔 삼일포로 갔다.
옛날 어느 왕이 하루 쉬다 갈라 했는데, 그 경치가 너무 좋아서 삼일을 쉬고 갔다 하여 "삼일포"...
역시나, 삼일포를 보려면 깨끗한 호수를 봐야 할거 같은데, 눈으로 가득 덮혀 있었다. 좀 아쉬웠다.
그러나 이곳의 안내원이 노래를 불러주었다.
"심장에 남는 이"... 독특한 이북의 색깔을 가지는 목소리로 낭낭히 불러주었다.
모두들 입으로만 웅얼거리고 따라하지는 못한다.
함께 부르고 싶지만, 아마도 그 노래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같은 생각에서였을지도...
저녁은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이북의 사투리가 섞여 있길래 좀 의아했는데,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곳의 직원은 모두 북측 사람이 아닌, 중국의 조선족이라고 했다.
아마도 뭔가 이북스러운 냄새를 주기 위해서 였을 법한데 괜찮은 상술이다 싶다가도, 헷갈리게 해서 기분나쁘다.
저녁에 서청 행사와 조별 모임 간단한 뒷풀이를 하고 잤다.
눈깜짝 하니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만물상 코스다.
개방된 곳중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곳
오늘의 코스는 어제와 초입부터 다르다. 바로 경사이고 눈도 더 수북히 녹지 않았다.
모두들 아이젠을 착용하는데, 난 그게 싫다.
땅을 밟을때 느낌이 싫어서 아이젠을 안한다. 등산화도 아닌 단화인지라 사람들이 걱정하지만, 뭐 난 괜찮게 잘 올라갔다.
아마도 베낭을 메고 있었더라면 쉽지 않은 코스였을 것이다.
길도 좁고 가파라서, 여유있게 사진을 찍을 순 없었다.
또 어제보다 약간 쌀쌀해진 날씨와, 어제와는 비교되지 않을 바람으로 약간 힘들었다.
만물상코스와 천선대 코스의 분기점에서 우리는 만물상으로 가려 했으나, 만물상 코스는 제설작업이 되지 않아 갈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천선대로 갔다.
모두 가파지른 바위 투성이다. 그리고 그 위에 수직에 가까운 계단들을 놓았다.
높은곳을 다소 무서워 하는 나는 두 여인네를 이끌며 갔기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제법 노력을 했다.
천선대에 오르니 바람은 더욱 심해졌으나, 바로 가까이에 보이는 만물상은 그야 말로 장관이었다.
보는 각도 마다 보는 사람마다 때마다 그 모습이 만가지 모습이라 하여 만물상...
나는 한 각, 한때 밖에 보지 못해 그 느낌은 받을 수 없었으나, 그 웅장함은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의 그럴싸한 곳에서나 있을 법한 그 봉들이 지극히 멋져 보였다.
이렇게 금강산의 정식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다시 돌아가기 전, 나는 모두들 좋다 하는 온천에 들려보았다.
나는 온천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찜질방을 비롯하여, 목욕탕 류의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들 좋다 하니, 경험하자는 생각에 가보았다.
그냥 뜨거운 물이 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용기를 내어 노천탕으로 가보았다.
나는 노천탕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거벗고 밖으로 나가 탕에 몸을 담근다는 것이 실로 어색했기에 조그만 용기가 필요했다.
아! 근데, 여기서 생각이 달라진다.
어쩜 그리 좋은지... 탕에 있으면서도 답답하지가 않다.
반신욕을 했는데, 얼굴과 몸은 너무 시원하고 아래와의 온도 차이가 많이 나서 제대로 반신욕을 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고 마냥 기분만 좋아지는 목욕을 했다.
나는 건성피부이기에 겨울엔 꼭 샤워후에 오일을 바른다.
그렇지 않으면 따끔거린다.
오일이 없기에 조금 그렇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오일을 발랐을때 보다 더 뽀송한 피부를 느낄 수 있었다.
어찌 된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오일이 필요없는 온천이었다.
이렇게 기분 좋게 목욕을 해본게 언제 있었나 싶다.
금강산은 이렇게 정리 됐다.
너무도 깨끗한 금강산...
바램이 있다.
지금은 개방되지 않은 내금강에 가보고 싶다.
정상인 비로봉을 2박3일 코스로 잡고, 산장에서 잠도 자보고, 내려와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는 길 해금강을 들려 바다도 보고...
통일이 되어야 가능해질 일일까?
아님 더 많은 곳이 개방되길 기다리는 것이 빠를까?
통일이 빠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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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anuary 16, 2006
교통사고
퇴근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약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길을 건너다가, 좌회전 하는 차에게 치였다.
심한건 아니다.
사이드 미러가 내 팔을 치고, 바퀴는 내 발을 밟고 지나갔다.
그리고 들고 있던 핸드폰은 날라갔다.
저만치 가던 그랜저XG 에서 아줌마 두명이 내리더니 놀라 내게 달려온다.
다친데가 없냐는 것이다.
바로 병원에 가자 한다.
근데,
나는 아프지 않았고 멀쩡하다.
물론 부딪혔기에 얼얼하긴 했으니, 이 정도는 운동하다고 다친거 만큼도 안된다.
나는 갈길이 있었기에 병원에 안간다 했고, 연락처만 받고 내일 다시 연락한다 했다.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좀 저릴뿐...
처음 당하는 경험이라 이래 저래 물어보았더니, 교통사고가 나면 꼭! 병원에 가야 한단다.
나중에 아플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나중에 병원에 가면 사기의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행이 다음날 점심 약속이 있던 은미에게 이래 저래 도움을 받았다.
병원에 갔으나, 별 이상이 없었고,
아줌마께 연락을 했다.
가방에 있던 CDP 가 맛이 갔으며, 빤쮸가 보이도록 찢어진 바지, 그리고 병원비를 받았다.
아줌마는 바로 입금해 주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이렇게 쉽게 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으면, 좀 더 불러볼걸 하는 나쁜 마음이 든다.
몇몇에게 물어보았다.
얼마 정도 받으면 될까? 얼마를 요구할까?
거의 대다수가 많은 액수를 불렀다.
나 역시 많은 돈이 좋다. 그래도 막상 크게 부르려니 괜히 나쁜짓 하는거 같고 흔쾌히 내키지가 않는다.
그래도,
딱 필요한 만큼만 달라고 해준 사람도 있다.
그거 많이 받아서 쓰고 그러면 과연 아무렇지도 않게 기분 좋게 쓸 수 있을까 라고 나를 추궁하던 사람들이 몇 있다.
그러나 이건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으면 모를 일있다.
많이 받으라 했던 사람도, 조금 받으라 했던 사람도,
막상 당사자가 되어서도 그리 생각할 지는...
뭐 마무리는 잘 되었지만, 정말 큰일 날뻔 했다.
몸은 부딪히지 않고, 팔과 발만 맞았으니, 약 10cm 정도만 앞에 있었어도 바로 몸 맞고 심히 다칠뻔 했다.
정말 순간이더라... 차 조심 하자...
하지만, 뭐 적당히 조심해도 괜찮지 싶다. ㅋ
다음엔 아우디, BMW, 벤츠 정도면 좋을지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