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15, 2006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

1996년 이른바 "연대항쟁"이 10주년이 되었다.

그때 나는 9기 중앙통일선봉대였었고, 96년 여름의 기억은 내가 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을 경험과 자부심이다.

그것이 10년이 되었고, 이제는 "범대회"라는 이름은 없어졌지만...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14일 저녁 9시에 연대에 도착했고, 청년회 사람들과 노천극장으로 갔다.

노천극장을 들어서는길, 가슴이 벌렁 거린다.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멀리서는 밝은 수십개의 조명이 혼란스럽게 오가고, 이미 많이 군집해 있는 많은 사람들의 함성이 들린다.

가까와 질수록 조명도 밝아지고 함성소리도 커진다.

그 느낌은 느껴본 사람만 알것이다. 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학교에서 이런 행사을 치룬것이 참 오랜만이지 싶다. 그래서 한동안 생각치 못했던 느낌을 받으며 옛향수에 가슴이 벌렁 거렸다.

사실, 대회명칭만 범대회가 아닐뿐이지 내가 느끼기엔 범대회와 비슷했다.

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과 수준은 분명 발전하였다.

더 많은 각계 각층의 참여와, 수준 높아진 공연과 연설, 그리고 참여하는 대오의 모습도 그러하다.

특히 일명 "라이타쇼"라 불리는, 팔질하며 각박에 라이타를 켜며 어두운 밤을 라이타 부싯돌 불꽃으로 파도치게 했던 그 장관은 볼 수가 없었고, 각자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해드폰을 꺼내들어 화려한 대오의 조명을 만드는 것이 그러했다.

이제는 "라이타쇼"를 볼 수 없는가 라는 아쉬움이 들긴하지만, 이것도 분명 변화하는 모습이라 생각이 든다.

해가 져도 여전히 더운 밤, 새벽에 어김없이 행사가 진행이 되고, 약간의 술을 마시고 뜨는 해를 보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또 금방 깬다.

한해의 가장 큰 집회이기에 할일이 많아 늘 충분한 잠을 자지 못했던 이때이다.

하지만, 난 늙어왔다.

아... 예전엔 어찌 그리 재밌게 신나게 했을까?

이런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찌는 더위와 흐르는 땀, 끈덕이는 팔뚝때문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기도 했다.

15일 일정을 더욱 그러했다. 마로니에 공원부터 광화문까지의 행진... 가만히 있어도 더울 이 날씨에 걷고 가끔 달리고 노래하고 구호하고 팔질하고...

누가봐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요한건 무엇을 하는가 이다.

누가봐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닌것을 하는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것을 흘려 듣지 않길 바란다.

그러던 차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 졌다. 아마도 이렇게 비를 맞은건 처음이지 싶다.

비피할 곳은 있으나, 그것도 잠시 뿐, 더 이상 대오를 흐트러 트릴 수 없고, 우산의 개수는 한정적이며 집회는 연속된다.

흠뻑 맞았다. 더운기운이 싹 가시고, 시원해 졌다. 비를 맞은뒤 바로 해가 떠서 불쾌지수가 확 상승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비는 지치지 않고, 집회가 끝날때 까지 쭉 내려줬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봐서 너무 즐거웠다.

너무도 오랜만이었기에 그럴테지만, 나를 그리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좋다.

그리고 거의 2년만에 보게된 베트공 형님과의 1박 2일이었기에 또 즐거웠다.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들 속에 묻혀 있을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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