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25, 2006

시원한 지방국도와 마피아



9월 2,3일에 있을 청년회 수련회를 위해 사무국과 함께 답사 및 총화를 다녀왔다.

난 사무국이 아니지만, 차가 필요하다 하여, 더불어 기사가 필요하다 하여 함께 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안면도로 갔다.

가는길, 억수로 쏟아지고 금새 개고를 반복하는 국지성 폭우로, 가는길이 사실 편한 운전은 아니었느나 덕분에 차는 많지 않았다.

서해대교를 건너 송악으로 빠져나와 지방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서산에 있는 숙소와 다음날 수련회 장소 답사장소로 이동할때 내내 지방국도를 타고 나녔는데, 어찌나 시원했는지 모른다.

마음급하신 갑형님은 차 없다고 빨리 가자 하시지만, 난 사실 별로였고 또 나중엔 무시하고 그냥 나만의 드라이브를 즐겼다.

앞으로 보이는 그림이 참 이쁘다.

방둑을 지날때는 잠시 차를 세워 평소 볼 수 없는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다.

또 왕복2차선 도로에, 내 앞에 차는 거의 없고, 길 옆으로는 논과 밭과 산이 아주 푸르고 듬성 듬성 시골의 집들이 보인다.

언덕과 커브도 종종 나와서 운전을 재밌게 해주고, 운전 내내 피곤치 않고 그 푸른 그림과 비온뒤 진해진 풀냄새가 코를 즐겁게 해주었다.

얼마만에 이리 즐거운 운전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운전할 수 있는 기회도 그리 많지 않았고, 해봤자 꽉 막힌 서울에서 앞차 꽁무니 따라가기 바쁘고 어떻게 끼어들가나 엿보는 그것과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

한달에 한번은 이렇게 교외로 나와 시원하게 드라이브하고 바람쐬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혼자로는 더욱 외로워 우울해 지지않을까 싶기도 하다...

총화가 끝난뒤 뒷풀이때 일명 "마피아"게임을 함께 했다.

난 처음해본 게임이었는데, 이거 상당히 재미있었다. 이 게임에 대해서 얼핏 들어본 적은 있었는데, 실제로 해본건 처음이다.

마피아임을 가리키는 종이와 시민을 가리키는 종이를 돌려 처음 시민과 마피아를 구분한다.

마피아 끼리는 서로 알고 있으며, 시민은 누가 마피아이고 시민인지 모른다.

밤낮을 보내며 마피아로 의심되는 자와 시민을 한명씩 죽이고, 결국 최후에 남은 자가 시민인지 마피아인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단순한 게임인듯 하지만, 실제로 굉장한 집중력과 연기력 그리고 서로의 심리를 파고들어야 하는 관찰력을 요구한다.

별의 별 논리가 다 나오고 별의 별 우매함이 다 나온다.

게임 초반 나는 우수한 시민으로 인정받는 듯 하였으나, 후에 결국 난 우매한 시민이 되었다....

기회가 또 있다면 재밌는 사람들과 이 게임 다시 한번 하면 재미있을듯 하다.

수련회 답사지로 가서는 또 물놀이도 하였다.

서해치고는 비교적 깨끗한 물이었고 물도 제법 찼다.

장난친다고 갑형님을 자빠뜨렸는데, 갑형님이 다리에 상처를 입으셨고, 건조한 물놀이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준과 최은정을 업고 바다에 빠트렸는데, 이준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

물에서 놀기 전에는 발밑에 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장난치는 대상이 전자기기를 가지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바람 잘 쐬고 왔다.

머리가 한결 더 가벼워 졌다.

시원한 지방 국도를 달리며 눈앞의 이쁜 푸른 그림을 보고 팔을 뻗어 바람을 손으로 잡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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