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08, 2005

Life Is Enjoy - 1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회사사람들은 예매를 하고 오전에 출발했지만, 난 대한항공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Mumbai 직항을 저녁 9시 에 탈 수 있었다.

빈자리가 남으면 타는 공짜 티켓인데, 예전에는 빈자리가 있어도 시간이 다 될때까지 대기하다가 결국에야 탈 수 있었다.

이번엔 자리가 꽤 남는다며 일찍 들어보내주었다.

덕분에 면세점도 처음으로 여유있게 돌아보았다.

면세라는 점과 흔히들 얘기하는 명품이 많아 좋다는 얘기를 듣고 좀 기대하긴 했는데,

내가 보기엔 별로 살 것도 없고, 그저 그랬다.

현주가 부탁한 가방과 거울 두개를 사고, 돌아보았으나 다 거기서 거기였다.

하지만, 명품에 대해 일상적인 욕구에 늘 가득한 대부분의 일반 여자들의 경우엔 참 유용해 보인다.

출국심사를 받으며...

예전에 아버지가 스위스 다녀오면서 사온 맥가이버 칼이 있다.

잘 썼었는데, 어디다 두었는지 한참을 찾다가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짐검사 하면서 가방 깊숙히 숨겨 있는 그 칼을 발견하게 됐다.

난 다시 빠꾸 먹고, 나가서 짐으로 보내고 다시 수속을 밟았다.

검사에서 걸리고, 나갔다 다시 들어오고, 또 다시 심사를 받는데, 다음 단계로 이동하면서 검사관들은 "아라이 승객( 무슨 뜻인지는 모른다 그냥 아라이 라고 하던데... -,.-;;...)이요~" 하면서 시종 낯팔리게 했다.

좀 당황했다.

그깟 조그만 칼가지고.. ㅠㅠ

당황했는지 출국신고서도 안쓰고 출국하다가 또 한소리 듣고 다시 신고서 쓰고 출국심사를 통과하게 됐다.

출국심사 단계가 예전보다 많이 복잡해 진거 같다.

전에는 그냥, 짐 검사만 하고, 여권에 출국신고서만 주면, 바로 3분도 채 안걸려서 끝났는데, 테러가 예전보다 많이 성행하는지 참 까탈스러워졌다.

나는 비행기 타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다지 재미도 없을뿐더러 장시간 그 좁은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건 내게 참 곤욕스럽다.

비행기는 그저 제주도 정도 갈동안의 시간이 딱 좋은듯 하다.

그나마 8시간 비행이라는데 위안을 삼아 본다. 14시간씩 그 조그만 곳에 앉아있으면 좀이 쑤시고, 다리가 저리고 모가지가 뻣뻣해 지고 아주 힘들다.

창가쪽으로 앉게 되었는데, 내 옆에는 나보다 훨씬 커다란 덩치의 인도인으로 보이는 콧수염 아저씨가 앉았다.

진짜 큰일이다 싶었는데, 그 사람이 알아서 빈 자리로 갔다.

혼자 2개의 좌석을 이용하긴 했으나 그래도 불편한건 마찬가지다.

어서 빨리 개인전용비행기를 사던가 해야 겠다. ㅋ

어릴적부터 공항동과 화곡동에서 살았던 나는 검은 양복에 007 가방을 들고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나가는 사라들을 종종 본적이 있다.

나도 커서 저렇게 멋지게 차려 입고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출장가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난 여행가는 기분으로 간다.

기존 내가 해야할일의 부담이 훨씬 줄어든 상황이고, 2명이나 동반하게 되었고, 케빈팀장이 워낙 외국에서 통하는 사람이니까...

부사장님은 내게 이번 출장건에 대해서 책임을 지라고 부담을 주지만... -,.-;;...

이륙후 밖을 보았다.

난 꼭 창가를 달라고 주문한다.

지루한 비행을 그나마 덜 지루하게 갈 수 있는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다.

최초엔 스튜어디스 자리 바로 앞, 출입구 바로 옆의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자리를 달라고 하지만, 그 자리는 대게 받을 수가 없다.

그나마 창가라도 얻으면 다행이고...

한 1시간 넘게 갔을까.... 창 밖을 다시 보았다.

떠날때 처럼 밤이다. 하지만, 떠날때와 같은 밤이 아니다.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아마도 중국 깊은 땅을 날고 있는 듯 한데, 하늘에 별 2,3개만 더 있으면 어두운 하늘이 안 보일 정도이다.

한참을 그렇게 별하늘을 보았다.

스튜어디스가 웃는다. 비행기 처음타는 사람 보듯이 웃지만, 그래도 난 이렇게 많은 별을 본건 아마 처음인거 같다.

별똥별도 보았다.

별똥별은 지상에서 사람이 볼 수 있는 시야 안에 15분에 하나씩 대기권으로 들어온다.

단, 공해가 심하거나, 잠깐 스치는 별똥별을 볼 수 없을뿐...

실제로 강원도 정도에 가서 하늘 보고 누워있으면, 15분은 아니더라도 30분에 하나정도는 너끈히 볼 수 있다.

내가 아는 별자리는 북두칠성 밖에 없지만, 아마도 저 많은 별의 반의 반이라도 아는 사람은 없을듯이 많다.

쭉 보았다. 8시간 비행이 지루하지 않을 듯이 보았다.

...

하지만, 8시간은 역시 무리였나보다. 더군다나 그 조그만 창으로, 몸을 숙이고 목을 꺽어서 볼 수 밖에 없는 조건에 8시간은 역시 무리였다. 모가지가 아프다. -,.-;;...

지루한 비행기가 끝나고 인도시간으로 새벽 2시에 도착을 했다.

인도에 입국하니, 부사장님과 케빈팀장 그리고 리야즈가 친절하게도 날 기다리고 있었다.

급한대로 담배 한대 피고 입었던 잠바를 벗고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를 마중나온 리야즈는 꽤나 사교적인 사람이었다.

인도가 원래 그런건지는 몰라도, 만나자 마자 활짝 웃고 몇마디 나누고 내 얼굴을 쓰다듬고 -,.-;;... ㅋ, 좀 당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쓴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소통하기가 참 힘들다.

첫번째 가장 큰 이유로는 당연히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로 이 사람들의 발음은 참 딱딱하고 투박하다.

영국령이었기에 영국영어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 훨씬 그 이상이다.

마치 영어에 인도말의 억양과 엑센트를 고대로 옮겨놓은듯 한데, 인도말인지 영어인지를 알기도 힘들다. -,.-;;...

숙소까지는 고속도로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데,

이곳의 도로는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구분이 없이 그야 말로 엉망진창이다.

아스팔트는 곳곳이 패여있고, 차선은 없으며 트럭은 한국의 트럭과 달리 가는 둥 마는 둥 하며 가장 희안한 것은 빽미러가 없는 차가 대다수 였으며, 있어
도 접고 다니는 차가 많았다.

차선 변경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크락션소리가 사방에서 끊이지 않을 정도로 차선변경이 많고 또 앞차와 거의 붙어서 다닌다.

아마도 돌아갈때까지 교통사고는 쭉 볼 수 있을 듯 하다.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들려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가서 처음으로 이곳 음식을 먹었는데, 이 사람들의 음식에는 대부분 카레 소스가 함께 나온다.

한국의 카레와 달리, 이곳 카레는 묽으며 맛이 진하며 강하다.

그리고 식기는 설겆이를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먹기 곤란하며 거기에다 맛은 너무 익숙치 않아서 처음 만나 예의를 갖추며 웃으며 먹기에 상당히 진통스럽다.

피곤했는지 휴게서 이후 숙소까지 자면서 왔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잘 준비를 하니 오전 7시가 되었다.

푹 잔다.

Pune, Maharashtra 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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