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03, 2005

배가 들어오지 않는 포구 남양만 선창

일요일에 회사 나와서 작업하는건 참 싫으면서도 좋다.

나쁜 점 : 쉬지 못하고 일해서 싫다.

좋은 점 : 작업할때, 복장도 마음도 편해서 좋고, 자꾸 말 거는 사람이 없어서 좋고, 회의가 없어서 좋고, 평소보다 더 큰 음악을 즐기면서 하기에 좋다.

결론적으로, 나쁜점 보다 좋은점이 많으니까 좋은건 아니지만...

저녁에 바람이나 쐬자며, 화성에 있는 선창 포구에 다녀왔다.

그냥 나가자고 한다.

난 작업할께 산더미 인데, 내 생각은 안해주고 수고하니까 바람 쐬러 나가자 한다.

그냥 나왔는데, 이리도 멀리 올지 몰랐다.

후질그레한 반바지에 반팔 그리고 슬리퍼 싣고 나왔는데, 좀 멀리 가는거면 좀 입고 나올걸 그랬다.

근데, 뭐 별로 사람도 많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편히 입고 나오길 잘했다.

집 하나를 잡아서 대하구이와 조개구이를 먹었다.

조개구이를 먹어본 적은 있으나 포구에 와서 대하를 먹은건 처음이다.

그냥 좀 괜찮은 삽겹살 집에서 주는 대하는 먹어봤어도...

일단은, 맛있다.

조개의 쓰리고 물컹 텁텁 거시기 한 맛 보다는 통통한 대하살이 더 맛있고 좋다.

하지만,

역시 이런 음식은 나하고 잘 맞지 않는가 보다.

일일히 껍질을 벗겨야 하는 노력에 비해 정작 내 입으로 들어오는 양은 그리 많지 않다.

먹으면서 지치고 먹으면서 소화다 되나 싶다.

난 미식가가 아니라 대식가이다. -,.-;;...

오히려 다 먹고 난 뒤 바지락칼국수가 더 좋았다.

난 술을 싫어하니, 사람들은 의례 돌아오는길 운전은 내가 하길 바라며 술을 먹었다.

잘 됐다 싶었다.

바람 좋은 요즘 간만에 드라이브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게 생각하다가 가만히 더 생각해보니,

이 사람들 혹시, 돌아오는길 운전을 내게 맡기려 한 계산된 움직임이 아니었나 싶다. -,.-;;..?

하지만, 뭐 괜찮다.

바람쐬서 좋았다.

이제는 반팔에 반바지는 추워졌다.

그래도 춥게 바람쐬니 더 바람쐰거 같고, 돌아오며 대하튀김 산거 야금 야금 먹으며 오니 좋았고,...

그래서 일은 밀렸어도 좋다.

그냥 일 걱정 안하고 한 일주일 어디 여행이라도 갔다 오고 싶다...

...

예전에 그런 적이 있다.

귀찮은 음식들 : 계장, 가시 촘촘한 생선, 대하, 뼈있는 닭발 등을 먹을때 다 발라서 먹기 좋게만 해준 적이 있었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깠다가 그냥 줬었는데, 그거에 예상외로 놀라운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함께 먹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해줬었다. ( 남자한테 해주면 오해산다. )

근데 이거 참 높은 점수를 받는다.

남자들이여... 밥 먹으러 가서 잘 해보세요. ㅋㅋ

살 잘발라야 합니다. 성의있게 통통한 살이 살아있게 말이죠...

나도 빨리 살 발라서 먹여줄 사람 찾아야 하는데... ㅠㅠ

1 comment:

Unknown said...

대하먹으러 한번 가자.

나 살만 쏙~ 발라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