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09, 2005

Life Is Enjoy - 2

푹 잤다고 생각하고 일어났는데, 오전 11시였다.

오늘은 일요일...

케빈팀장은 비행기 타고 오면서 감기 들어 쉬고 싶어 하고, 부사장님은 원래 돌아다니는걸 귀찮아 하는 성격이라...

일은 내일 부터 시작이고, 나 혼자 만이라도 돌아다닐까 했는데, 부사장님이 움직였다. ㅋ

일단은, 여행온게 아니라 준비를 해오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부사장님이 아주 아주 간단한 지도를 하나 출력해 왔다.

도보로 움직일 수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자세한 지도가 없고 또 뭐가 뭔지 알아 볼 수 있는 이정표 또는 표지판이 거의 전무해서 우리는 그냥 느낌으로 돌아다녔다.

강변에는 소무리들이 즐비해있고, 큰 거리 옆으로는 나이키, 리바이스, 아디다스, 맥도널드, 피자헛, 리복 등 익숙한 상점들이 있었다.

건물들은 모두 낙후되어 있으나, 제법 있어 보이는 상점들은 모두 잘 꾸며 놓았고, 문 앞마다 문을 열어주는 아저씨들이 있다.

각 상점에 들어갈때는 가방을 꼭 맡겨야 하는데, 도둑이 많아서 라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다들 인간관계가 좋아 보인다.

어깨동무 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고 즐겁게 웃으며 크게 떠드는 무리도 많아 보인다.

반면 안되보이는 사람들도 참 많다.

4살과 7살이 채 되어보이지 않는 어린 소년 2명이 장구 비슷한 전통악기를 치고 춤을 추고 굴레를 넘으며 구걸을 하는데,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4살 즈음의 이 아이는 춤 솜씨가 대단하고, 7살 즈음의 이 아이는 연주실력이 정말 수준급이다. 트리플 스트로크까지 아무렇지 않게 구사하며 리듬과 박자감이 훌륭했다. 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낮시간에 약 3시간 가까이 돌아다녔는데, 직접 나를 잡으며 손을 내미는 사람을 3명 만났다. Mumbai 공항에서도 한번 그런적이 있으니까, 약 한시간에 한명은 나에게 손을 내미는 꼴이다. 거리에 누워 자는 사람도 많다. 간혹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아저씨도 자고 있었다. 그 옆을 여학생들이 잘도 다닌다. 일상적인가보다.

공기는 안 좋다. 휘발유 값도 엄청 싼데, 대충 환률을 계산해 보니 1l 에 약 400원 정도 하는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도로의 70% 는 오토바이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헬멧은 거의 쓰지 않았으며, 여자들도 남자들 처럼 오토바이 운전을 하고 다닌다.

근처에 공장같은건 보이지 않았는데 이 많은 기름으로 가는 것들때문인지 공기가 참 안좋았다.

날도 덥고 공기도 탁하고 하여 3시간 동안 걸어다니며 금방 지쳤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물도 마시고 낮잠을 잤다.

저녁 즈음에 케빈팀장과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근처에 중국집이 있다 해서 갔는데, 케빈팀장은 역시 외국에서 통하나 보다.

가는 동안 아는체 하는 사람이 그 짧은 거리에 2명이나 있었다.

모두 올해 2월 달에 왔었을때 사귄 사람들이라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외국에서의 중국음식은 한번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전에 보스턴에 갔을때 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근처의 중국집에 갔었는데, 영~ 아니었었다.

여기서도 기대는 안 하고 먹긴 했으나... 다 먹지를 못할 정도로 좀 거시기 했다.

처음으로 양고기를 먹어보았다.

첫맛은 좀 비리하지만, 끝맛은 달콤하기도 하며 아주 물르게 부드러운 소갈비와도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새우튀김에 카레소스 얻은것을 먹었는데, 음.. 나름대로 괜찮다.

800루피 어치 먹었는데, 꽤나 값나가는 고급 음식점임에도 역시나 하루만에 한국의 음식이 그리워 진다.

이곳은 지금 축제 기간이다.

낮에도 도로를 다니는 낙타들과 군중의 행렬들을 보았는데, 저녁이 되니 근처에서 한국의 서커스 유랑단 공연과 같은 볼거리가 있어서 갔다.

제법 유명해 보이는 가수 한명이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 아주 난리다.

한곡 한곡 나올때마다 어찌 그리 신나서 몸을 흔들어 대던지 보는 이로 하여금 덩달아 즐겁게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다가 그 무리중 2명에게 걸렸다.

부사장님과 나는 그들에게 이끌려 그 춤판의 가운데로 끌려갔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주위를 둘러싸고 그 가운에 있는 우리들은 어떻게는 춤 흉내라도 내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나도 나지만, 부사장님... 춤도 진짜 못추고 엄청 당황해 한다. ㅋㅋ 어중간한 시기를 틈타 적당히 빠져서 또 멀치감치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부터 회의만 줄곧 할텐데...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 벌써 부터 걱정이 되지만, 그냥 자고 싶다. 그래서 그냥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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